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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사건 끝까지 파헤쳐야

기사승인 2020.07.10  12: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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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유명인의 자살' 그 지긋지긋한 고리를 자르자

"오죽했으면 죽었을까"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생활고나 신병에 괴로워하다 자살하는 주변인을 보면 우리가 흔히 보이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런 반응이 자살을 부추기거나 방조하는 건 아닌지 다시 한번 고민해 볼 시점이다.

특히 범죄를 저지른 유명인의 자살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남긴다.

가장 큰 문제는 '공소권 없음'으로 범죄가 제대로 규명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범죄가 제대로 규명되지 못하면 진실을 밝혀 피해를 보상받고 회복해야하는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가해진다.

팬덤이 있는 유명인이라면 피해자에게 '너 때문에'라는 이지매까지 보태지는 건 당연지사다.

'나만 죽으면 사건이 해결된다'는 유교적 가치관은 자살을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만들고 그 자살은 또 다른 자살을 부추기게 된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그 어떤 권력자나 유명인이 자살했더라도 그가 벌인 범죄는 끝까지 파헤쳐 기록에 남겨야 하는데 사실 우리나라 정서상 쉽지는 않은 일이다.

벌써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으로 고소당한 사건은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내려졌고 서울시에서는 관련 사건을 파헤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11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하던 날의 기억은 지금도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존경했던 정치인의 자살'은 나에겐 엄청난 문화적 충격이었다.

당시에도 지금 같은 글을 쓰려고 마음먹었지만 끝내 그러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마음의 부채처럼 남아 나를 모니터 앞으로 이끌었다.

당일 저녁 대전시청 공무원에게 목소리를 높여가며 번듯한 분향소를 차리는 데 일조하고 10년 동안 봉하를 찾으면서도 목에 걸린 미늘 같은 찜찜함은 어쩔 수가 없었다.

몇 년 전 노회찬 의원의 죽음도 마찬가지다.

두 분다 끝까지 살아남아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처벌로 책임을 지고 선행으로 속죄했어야 한다는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지지자를 떠나 남아있는 가족은 어쩌란 말인가?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범죄자의 자살은 절대로 미화하거나 이해해서는 안 된다.

특히 그가 유명하거나 권력자라면 죽은 뒤에라도 그가 생전에 저질렀던 범죄를 끝까지 파헤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게 살아남은 자들이 할 수 있는 '무책임'에 대한 응징이고 그게 또 다른 노무현, 또 다른 노회찬의 죽음을 막는 제일 정확하고 빠른 길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이런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박원순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직원은 평생 그 짐을 나눠 갖지 못하고 숨어지낼 것이다.

또한 또 다른 피해자의 용기있는 폭로를 막고 또 다른 자살을 부추길 뿐이다.

고인의 평소 정치철학을 존경했기에 이 지독한 부고를 남긴다.

김기석 기자 msay27@hanmail.net

<저작권자 © 대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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